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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대벌판길을 걸으며(넷째 마지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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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봉선 (122.♡.48.122) 작성일 21-07-04 10:17 조회 1,16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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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지막 남은 만대벌판길을 걸었다.
여느날과 다름없이 아침은 주변 산중턱에 걸린 운무와 새소리, 물소리로 시작되었다. 만대벌판길은 또 우리에게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까 하는 기대로 열한 분의 탐방객과 함께 숲길을 걸었다.
어제 걸은 오유밭길 옆을 이어서 걸어 생태계의 식물이나 환경이 비슷하였다. 날씨가 흐린 탓도 있었지만 햇살이 들어오지 않아 습기 가득 머금은 대지, 그 위에 햇빛이 그리워 수십 미터씩 자란 수목들, 그 수목들 사이로 오래된 덩쿨들이 여기저기 말라 비틀어진 채 나뭇가지에 걸쳐지고 땅아래로 아무렇게나 흘러내리고... 그리고 그 곳엔 지뢰라고 쓴 빨간색 삼각 표지판~! 덩쿨들은 마치 오랜 분단 세월의 고단함을 달래고 있는 듯 보인다.
어제 오유밭길보다는 좀더 나트막이 난 숲길로 이어지는 만대벌판길은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달래주기나 하려는 듯 좀더 가까이에서 비탈진 곳의 양구 사과밭, 검은 색 지붕의 귀하디 귀한 인삼밭, 빛바란 초록색의 대파, 양파, 브로커리밭,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해 하얀 눈꽃송이처럼 보이는 감자밭, 씩씩하게 자라 위용을 자랑하는 옥수수밭, 한창 심고 있어 황토의 맨살을 드러낸 붉은 밭에서는 고추, 배추, 들깨, 메주콩,무 등을 볼 수 있었다.
60여 년을 펀치볼에서 살아오셨다는 박 숲안내 선생님의 구수한 인생 이야기에서 마치 먼 옛날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은 듯 분단 70년 고단한 민족의 삶의 아픔이 찐~~하게 다가왔다. 원래는 북한땅이었으나 도솔산 전투, 대우산 전투에서 우리 해병대의 수많은 희생으로 이곳을 탈환하여 지금의 우리 국토가 되어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곳이 되었다니 호국영령들에 다시 한번 더 가슴깊이 존경을 표하고 싶다. 또한 박선생님처럼 이곳에 사시는 분들이 지뢰의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척박한 돌산을 일구어 오늘날 기름진 펀치볼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힐링과 아름다움을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많은 둘레길을 걸어 보았지만 이곳은 북과 대치하고 있는 국토의 최북단으로 많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 남다른 생각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숲안내 선생님들의 전문적인 해설로 많은 것을 이해하고 알게 되니 더욱 애틋함, 안타까움, 슬픔, 그리움, 뿌듯함, 자랑스러움, 행복함, 감사함, 존경심 등 만감이 교차하는 곳이다.
또한 청청지역이라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으며 요즘의 최대 화두인 건강, 힐링의 대표 명소라는 생각이 든다.
나흘에 걸쳐 이번 DMZ 펀치볼둘레길 네 코스를 모두 돌면서 함께 한 정겨운 분들과 특히 해설과 안내에 열과 성을 다해주신 네 분의 숲안내해설가 선생님들, 숲에서 만난 이름 모를 꽃, 나무, 돌, 바위, 새, 벌레들에게 ♥한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군휴가 중에 부모님과 함께 숲길을 걸으면서 포터 역할에 이것저것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해 준 우리 둘째 아들과 훌륭한 드라이버 남편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고 전합니다.


마지막, 언제나 함께 여행했던 큰아들~! 지금은 영국에 있어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해 너무너무 아쉬워 엄마가 열심히 후기 올렸어요. 휴가에 한국 오면 우리 가족 모두 넷이서 또한번 DMZ 펀치볼둘레길 돌아봅시당~

모두모두 ♥ 합니다.
행복하세요~~~~

만대밭길 걷기가 끝난 후 근처의 자생식물원을 돌아 보았다. 연구시설도 함께 있어 그런지 숲길에서 만날 수 없었던 희귀한 꽃, 풀, 나무들이 4만여 평의 대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테마별로 구역이 정해져 식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곳곳에 쉼터와 연못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이 넓은 곳을 구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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